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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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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의 행복한 책 읽기 : 독서의 즐거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책을 읽는다.
 
《지성인을 위한 교양 브런치》는 한 꼭지를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이 2분을 채 넘지 않는다. 따라서 이민규 교수가 정리한 다섯 가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읽는 데 아무 무리가 없는 책이다. 또한 인터넷신문에 기고한 글인 관계로, 강준만 교수의 다른 책들과 같은 형식적 엄격함이나 구성상의 치밀함도 없으니, 부담 없이 읽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총 150꼭지 중 막 읽어도 될 만큼 별 내용 없는 꼭지는 단 하나도 없으니 쉽게 얕볼 만한 책이 아님을 충고해 주고 싶다.
“독서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경험도 사색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순한 경험과 사색의 관계는 음식물을 먹는 입과 이를 소화시키는 위장의 관계에 비유할 수 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이 명언을 소개하면서, ‘생각하는 독서’의 중요함을 역설하는 짧은 해설을 곁들인 꼭지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아무리 자투리 시간이라 할지라도 건성건성 읽는 독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책을 읽기 위해 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사색의 재료를 얻기 위해 책을 사고 읽는 것이다. 독서란 본래 그렇다. 《지성인을 위한 교양 브런치》는 자투리 시간에 읽기 좋은 책일 뿐 아니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새로운 사색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책이기도 하다.
《지성인을 위한 교양 브런치》의 가장 큰 매력은 ‘부담 가는’ 명언을 ‘부담 없이’ 읽는 재미와 유익함이다. 사색의 재료를 주긴 하지만 독자들에게 즐거운 사색 이상을 넘어서게끔 압박하지는 않는다. 물론 ‘부담 가는’ 명언은 사실 ‘부담을 갖고’ 읽어야 그 깊이 있는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담 없이’ 읽는 재미의 가치가 떨어지진 않는다.
독서도 좀 엄숙주의의 굴레에서 해방될 필요가 있다. 괜한 격식에서 벗어나 허물없이 책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 책과 편히 대화하며 농담을 주고받으려는 소탈한 독자도 소중한 독자다. 아니 어쩌면 이 복잡하고 긴장된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런 독자야말로 오히려 생존력 있는 독자가 아닐까?
바야흐로 요즘은 브런치 문화가 대세다. 공연장에서는 감미로운 브런치 콘서트가 열리고, 빌딩숲 사이로는 브런치 카페가 손님들을 기다리며, 강연장에서는 브런치 강의가 활기를 띠고 있다. 그저 일과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먹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시간의 여유를 즐기며 충분한 맛과 영양을 섭취하는 브런치가 교양과 만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일과 일 사이에 끼인 이도저도 아닌 시간이 아니라 일과 일 사이에 주어진 황금 같은 독서 시간으로 자투리 시간에 대한 인식이 전환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