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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즘’의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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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의 행복한 책 읽기 : 독서의 즐거움
 
같은 ‘이즘’의 책을 읽는다.
 
인상주의, 오리엔탈리즘, 신자유주의, 이들을 제외하고라도 우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흔히 접하게 되는 ‘이즘(ism)’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도대체 ‘이즘’이란 우리에게 뭘까? 이 물음에 대해 박민영의 《이즘?인간이 남긴 모든 생각(철학?정치편)》은 이렇게 답하고 있다.
 
▶이즘은 그 자체로 체계를 갖춘 하나의 세계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창이다. 인간의 인식이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나’라는 관찰자와 사물의 순수한 대면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관찰자와 사물 사이에는 역사적으로 형성되어온 ‘이즘’이 끊임없이 개입해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점에서 이즘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세계를 보는 나를 보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세계(사물, 사건, 현상)를 보는 일종의 ‘안경’이 이즘이라는 얘기다. 당연히 다른 안경을 쓰면 세계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한편 아서 골드워그도 《이즘과 올로지》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온갖 이즘은 인간들이 만든 것이다. 즉,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설명하려 몰두한 끝에 만들어 낸 것이다. 하지만 막상 만들어 놓은 이즘은 도리어 인간의 생각을 옥죄어 사회를 부자유하게 하곤 한다. 그러한 구속에 저항하거나 분개한 인간은 또다시 새로운 이즘을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이즘(ism)’은 온갖 주의, 이념, 학설, 이론, 교리 등을 말할 때 쓰는 접미어이다. 유구한 세월 동안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면서 머릿속에 떠올리며 개념화한 ‘생각’들은 어마어마하게 방대하고 심오하며 다종다양하다.
그렇다면 그 생각들에는 어떠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개중에는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달달 외우기 바빴던 나치즘, 파시즘 같은 정치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고전주의, 낭만주의 같은 예술 사조가 있다. 또 진화론, 행동주의처럼 때로 골머리 앓게 되는 과학 이론들도 있으려니와 크리스트교, 이슬람교, 불교 등 인류 삶에 면면히 이어져 온 신앙 체계도 있다.
우리는 앞서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의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를 읽었다. 따라서 같은 ‘-이즘(ism)’에 뿌리를 둔 책을 읽는다면. ‘불교(Buddism)’라는 이즘에 뿌리를 둔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